5박 7일간의 캄보디아 해외 봉사활동 기록 _ 거제시 청소년 해외봉사 원정단 박서연
Thursday, August 17, 2023 ~ Wednesday, August 23, 2023
① 캄보디아 해외봉사에 참여하게 된 나의 이야기
지금으로부터 약 3개월 전인 5월 10일, 저는 어머니로부터 거제시에서 청소년 해외봉사 원정단을 선발한다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당시 저는 대학생으로서 교수님께서 내주신 산더미 같은 과제들은 물론, 교육 실습생으로서 H 중학교에서 중학생 1학년 아이들을 대상으로 교단에서 영어 교과 수업을 진행하고 있던 터라 개인적으로는 아주 바쁜 한 달을 살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저는 처음에 해외봉사에 있어 시큰둥한 반응을 보였고, 어머니께 시간적 여유가 생기면 지원서를 작성하겠노라며 핑계 아닌 핑계를 대고는 제게 주어진 일들을 하기 바빴습니다.
그렇지만 제 마음 한 켠 속에는 캄보디아 아이들이 어떤 스타일의 수업 방식을 선호할지, 어떤 교수 학습 원리가 이 아이들의 흥미를 탁월하게 유발할 수 있을지 등 호기심이 가득했습니다. 그래서 매일 저녁 침대에 누워있을 적이면, 문득 캄보디아에서 교육봉사를 하는 제 모습을 그려보곤 했습니다. 이 같은 강한 끌림은 제게 밤을 새면서까지 지원서를 작성할 수 있도록 동기를 부여해주었고, 제출 마감 1시간 전에 무사히 제출을 완료할 수 있었습니다. 무사히 서류가 통과되고 떨리던 면접을 거쳐, 마침내 저는 캄보디아 해외봉사를 갈 수 있는 기회를 잡게 됩니다.
“Seize the day!”
② Before 캄보디아 해외 봉사활동
저희는 총 4차례에 걸친 사전교육 및 최종 발대식을 진행하였습니다. 처음에는 아무래도 조원들과 어색했지만, 아이들에게 양질의 교육을 제공하고 싶다는 마음가짐은 모두 같았기에 교육 프로그램을 구상하면서 빠르게 가까워질 수 있었습니다.
저는 제 전공을 살려 영어 기초 교육을 계획하였고, 학습자의 수준을 전반적으로 파악하기 위해 캄보디아 해외 봉사 경험이 있는 지도자 선생님께 여쭤보면서 수업 레벨을 조절하였습니다. 이외에도 저희는 한국 문화 교육(딱지 접기), 위생 교육(손 씻기), 미술 교육(색종이 모자이크 활동, 걱정 인형 만들기, 티셔츠 DIY), 체육 대회, 물총놀이 등 아이들의 흥미를 높일 수 있으면서, 동시에 유익한 수업을 만들기 위해 많은 노력을 쏟았습니다. 수업 준비 이외에도 거제에서 거주하고 계신 캄보디아 출신 강사님을 모셔서 크메르어 및 간단한 회화를 배워보는 시간을 가져보았고, 저는 수업 시간에 가르칠 머리, 어깨, 무릎, 발, 눈, 코, 입, 귀를 크메르어로 어떻게 발음하는지 여쭤보고 미리 익혀 갔습니다.
③ 캄보디아 해외 봉사활동 –ing
[1day, 8/17]
캄보디아 씨엠립으로 가기 위해 저희는 부산 김해에서 베트남 하노이를 거쳐, 씨엠립까지 경유 비행으로 가야만 했습니다. 코로나-19 이후, 씨엠립으로 가는 직항 비행기가 없어졌기 때문입니다. 첫 경유 비행이라 조금 힘들긴 했지만, 봉사단 친구들과 두런두런 이야기를 나누며 비행을 하다보니 시간이 금방 갔습니다. 특히나 캄보디아 비자 신청할 때 많은 시간이 소요될 줄 알았으나, 그들도 우리와 같은 사람이었습니다. 칼퇴를 위해 우리의 비자 신청을 빠르게 처리해주는 모습을 보면서 인류애를 느낄 수 있었습니다. 입국 심사를 마치고 공항을 빠져나가니, 캄보 프렌드측에서 공항까지 마중을 나와주셔서 아주 편하게 저녁 식사 장소인 “대박 식당”에 갈 수 있었습니다. 식당에 도착해서는 모르는 분께서 어느 교회냐고 여쭤보셔서 조금 당황했지만, 낯선 타국에서 첫 끼로 맛있는 한식을 먹으니 피로가 싹 풀리더군요. 저녁을 다 먹고, 숙소에 도착해서는 다음 날 있을 교육봉사를 위해 간단한 회의를 진행하고, 미리 준비물을 챙겨두었습니다.
[2day, 8/18]
건축 봉사 및 교육 봉사가 시작되는 첫날이었습니다. 오전에는 신혼부부를 위한 집을 짓는 건축 봉사를 진행하였습니다. 벌써 귀여운 아기가 있는 신혼부부였습니다. 낯을 많이 가리는 아이라 그런지 제가 인사를 할 때마다 울어서 아직도 미안한 마음을 가지고 있습니다 ㅠㅠ 미안해 아가야 :) 첫날은 바닥을 탄탄하게 다지기 위해 흙을 퍼 옮기고 나무 벽을 세우는 작업을 하였습니다. 날이 몹시 더웠지만, 누군가를 위해 어떤 일을 한다는 행위 자체가 정말 뜻깊고 보람차다는 생각이 들어 열심히 임했습니다. 물론 현지인 선생님들께서 저희에게 많은 도움을 주셨지만, 제게 주어진 몫은 해냈다는 뿌듯함은 선명하게 남아있습니다.
이후 봉사자 쉼터에서 점심을 먹고, 교육봉사를 위해 수업 준비를 마무리하고서 초등학교로 갔습니다. 버스가 초등학교로 들어서자 아이들이 기다렸다는 듯이 처음 보는 저희를 환하게 맞아주었습니다. 낯선 제게 호의적으로 다가와 주는 아이들을 보며, 감사함을 많이 느낀 하루였습니다. 제게 팔찌를 주며 사랑을 표현하는 아이들의 모습이 아직도 눈에 선합니다. “나도 누군가에게 대가 없는 사랑을 줘본 적이 있던가?” 스스로 되돌아보고, 사랑을 주는 또 하나의 방법을 아이들에게서 배웠습니다. 이날은 아이들에게 명찰 만들기 수업, 모자이크 미술 수업, 한국 문화 교육을 진행하였습니다. 언어는 통하지 않아도 body language와 눈빛만으로도 서로를 이해하는 데에는 충분했습니다. 물론 대부분의 수업을 my friend, Sophai가 도와주어서 정말 편하게 진행할 수 있었습니다. 그치만 아이들과 직접적으로(언어로) 소통할 수 없었다는 점이 아직까지도 많은 아쉬움이 남습니다. 캄보디아어를 배워야 할까 봐요. 저녁으로는 “Tropical Angkor Restaurant”이라는 현지 식당에서 캄보디아 로컬 음식을 먹었는데, 평소 즐겨 먹지 않는 생선 요리 빼고는 입맛에 잘 맞았습니다. 고수와 함께 조리된 요리들도 몇 가지 있었지만, 평소 고수를 잘 먹는 편이라 맛있게 싹싹 긁어먹었습니다. 그리고 현지 fruit market에 가서 망고스틴과 리치 닮은 과일을 한 아름 사 와서 다음날 있을 교육봉사 관련 회의를 진행하며 식당에서 먹었습니다.
P.S. 아 맞다! Thanks to 임선생님 :) 과일 정말 맛있었어요. 저희 조 망고스틴의 절반은 제가 다 먹었답니다 ^_^
[3day, 8/19]
오늘의 건축 봉사는 바로 망치질이었습니다. 전날 하던 바닥 작업은 현지인 선생님들께서 완벽하게 마무리해주셔서 빠르게 공사 일정을 진행할 수 있었습니다. 솔직히 저 망치질 많이 서툴렀습니다. 그래도 열심히 하려는 제 모습을 어여삐 여겨 주셨는지, 현지인 선생님께서 1/2정도 박고 나머지를 제게 맡겨주셨습니다. 그래서 수월하게 망치질 진행할 수 있었습니다. 다시 한번 이 자리를 빌려 감사하다는 말씀 전하고 싶습니다. 어꾼 쯔란 ~~
이후 마찬가지로 봉사자 쉼터에서 점심을 먹고 교육봉사 수업 준비를 한 뒤, 쉬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특히 이날은 2반 합동 체육 대회를 하는 날이라, 메모장에 써둔 타임라인을 재확인하며 만반의 준비를 했습니다. 사전 모임 때부터 빈틈없이 준비해와서 그런가, 아이들이 행복하게 웃으며 즐겨주는 모습에 “뿌듯하다”라는 말로는 형용하기 부족한 기분을 느꼈습니다. 물론 중간에 줄다리기할 때, 줄이 끊어지는 이슈가 있긴 했지만, 발 빠르게 대처해서 무사히 잘 마칠 수 있었습니다. 저희는 이날 저녁, 숙소에서 바비큐 풀 파티를 즐겼습니다. 비도 오고 낙뢰도 떨어졌지만, 더욱 운치있는 분위기 속에서 수영도 하며 저녁 식사를 했습니다.
P.S. 맥주가 부족한 걸 눈치채시고, Cambodia beer를 더 구해주신 현지인 보스 선생님 감사했습니다:)
[4day, 8/20]
캄보디아 문화 체험의 날로써, 앙코르 와트를 비롯한 사원 3곳을 방문했습니다. 사원에 가는 동안, 한국말이 유창하시고 유쾌한 현지인 가이드 선생님 덕분에 캄보디아 역사를 흥미롭게 학습할 수 있었습니다. 날씨가 무덥고 흐리긴 했지만, 사원의 웅장한 자태에 왜 전 세계 많은 사람들이 캄보디아를 사랑하는지 알 수 있었습니다. 저녁으로는 “Morakot Angkor Restaurant”에서 압살라 전통 공연과 함께 뷔페를 즐긴 후, “Pub Street”에 방문했는데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아주 신났습니다. 다시 가고 싶군요. 숙소 돌아올 때는 툭툭을 타고 복귀했습니다. 이건 사담이긴 한데 제가 탄 툭툭이 제일 마지막으로 출발했지만, 기사님(best driver)께서 다른 툭툭들을 추월하며 2등으로 도착해주셨답니다. 히히
[5day, 8/21]
다시 저희의 본분인 봉사를 하기 위해 여정을 떠나, 남은 망치질과 시멘트 작업을 진행하였습니다. 50kg이나 나가는 시멘트 가루를 봉사단 친구들과 옮기고, 시멘트 반죽을 만들기 위해 물을 길어오고, 미장을 하다보니 시간이 순식간에 지나갔습니다. 여기서 잠깐, 봉사자 쉼터에서 점심을 먹고 쉬려고 할 때 사건은 발생했습니다. 건축 봉사를 너무 열심히 한 나머지, 전날 나이트 마켓에서 3달러 주고 산 코끼리 바지가 찢어진 것이었습니다. 저는 너무 당황했지만, 아무도 보지 못했다는 사실에 안도하며 여벌 옷이 있는 사람을 물색했습니다. 다행히 지도 선생님께서 여벌 바지를 빌려주셨고, 친구들이 인간 간이 탈의실이 되어주어서 무사히 갈아입었답니다~ 푸핫~
그러고는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영어 기초수업을 준비했고 성황리에 교육봉사를 마칠 수 있었습니다. 아이들이 큰소리로 노래를 따라 부르고 미리 준비해간 유인물을 활용한 수업을 잘 따라오는 모습을 보며, 이곳에 더 머무르며 다른 영어 기초수업들도 진행하고 싶다는 마음이 굴뚝같았답니다. 마지막 교시는 2반 합동 물총놀이를 했는데, 봉사단 모두가 물에 젖은 생쥐마냥 쫄딱 다 젖어서 숙소에 돌아갔답니다. 그래도 함박웃음을 지으며 물총을 쏘아 대는 아이들의 모습을 보고 있자 하니, 무의식적으로 미소가 지어지더군요. 행복한 순간이었습니다.
[6day&7day, 8/22-8/23]
캄보디아에서의 마지막 날, 짧았던 건축 봉사와 교육 봉사가 마무리되었습니다. 구석구석 페인트칠을 하고, 현판을 달고, 마침내 신혼부부에게 집을 기증하였습니다. 새로운 집에서 윤택하게 삶을 꾸려나갈 그들의 앞날에 행복이 가득하길 다시 한번 기원합니다. 교육봉사를 진행했던 Kulen Thmei 초등학교에서는 정들었던 아이들과의 짧은 추억을 정리하는 시간을 가지고, 바자회를 열었습니다. 함께 찍었던 단체 사진과 간식 꾸러미를 나눠주고, 포옹하며 인사하다 보니 아이들과의 이별이 실감 나서 울컥했지만 가까스로 눈물 참기에는 성공했습니다. 그래도 남는 건 사진뿐이라는 말에 아이들과 더 많이 사진 찍으려 했던 것 같아요. 보고 싶어 얘들아 ㅠㅠ 마지막 여담: 숙소로 돌아가는 버스 안에서 코코넛 얘기가 나와서 임선생님한테 왜 우리만 안 주냐고 서운하다고 막 장난쳤는데, 호텔 도착하니 코코넛이 짜잔 하고 준비되어 있었답니다. 히히 잘 먹었습니다, 감사해요 :) 짧은 재정비를 마치고 호텔을 떠나 씨엠립 공항에서 부산까지 다시 한번 경유 여정을 떠났습니다.
④ After 캄보디아 해외 봉사활동
저는 이번 캄보디아 해외 봉사 활동을 오면서 크게 2가지의 목표를 설정하고 왔습니다.
첫째, 캄보디아 해외 봉사를 통해 새로운 경험과 도전을 원했습니다. 저는 이곳에서 새로운 사람들과의 만남과 소통을 통해 세계를 더욱 넓게 바라볼 수 있게 되었고, 다양한 문제 상황에 대처하고 다른 이들과 협력하는 능력을 향상할 수 있었습니다.
둘째, 캄보디아 해외 봉사를 통해 이타적인 행동의 빈도를 높이고자 했습니다. 캄보디아의 사회‧경제적 어려움을 직접 목격하고 개입하여 해결하는 경험은 제게 큰 보람과 성취감을 안겨주었습니다. 또한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을 지원하고, 그들과 함께 성장하는 경험은 긍정적인 인간관계 형성과 사회적 책임감을 키우는 발판이 되어주었습니다.
원래는 이렇게까지 길게 봉사 후기를 쓸 생각은 없었는데, 캄보프렌드 덕분에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은 5박 7일 동안 많은 것들을 보고 느낄 수 있었기에 그날 그날 일정에 대해 세세히 기록한 장문이 탄생하지 않았나 싶습니다. 제게 또 기회가 생긴다면, 꼭 다시 캄보디아로 봉사하러 오고 싶어요! 끝으로 물심양면으로 많은 도움 주신 임선생님, 대표님, 호텔 현지인 스텝 선생님들, 그리고 Sophai & Rathana에게 진심으로 감사하다는 말씀 전합니다 :)
5박 7일간의 캄보디아 해외 봉사활동 기록 _ 거제시 청소년 해외봉사 원정단 박서연
Thursday, August 17, 2023 ~ Wednesday, August 23, 2023
① 캄보디아 해외봉사에 참여하게 된 나의 이야기
지금으로부터 약 3개월 전인 5월 10일, 저는 어머니로부터 거제시에서 청소년 해외봉사 원정단을 선발한다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당시 저는 대학생으로서 교수님께서 내주신 산더미 같은 과제들은 물론, 교육 실습생으로서 H 중학교에서 중학생 1학년 아이들을 대상으로 교단에서 영어 교과 수업을 진행하고 있던 터라 개인적으로는 아주 바쁜 한 달을 살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저는 처음에 해외봉사에 있어 시큰둥한 반응을 보였고, 어머니께 시간적 여유가 생기면 지원서를 작성하겠노라며 핑계 아닌 핑계를 대고는 제게 주어진 일들을 하기 바빴습니다.
그렇지만 제 마음 한 켠 속에는 캄보디아 아이들이 어떤 스타일의 수업 방식을 선호할지, 어떤 교수 학습 원리가 이 아이들의 흥미를 탁월하게 유발할 수 있을지 등 호기심이 가득했습니다. 그래서 매일 저녁 침대에 누워있을 적이면, 문득 캄보디아에서 교육봉사를 하는 제 모습을 그려보곤 했습니다. 이 같은 강한 끌림은 제게 밤을 새면서까지 지원서를 작성할 수 있도록 동기를 부여해주었고, 제출 마감 1시간 전에 무사히 제출을 완료할 수 있었습니다. 무사히 서류가 통과되고 떨리던 면접을 거쳐, 마침내 저는 캄보디아 해외봉사를 갈 수 있는 기회를 잡게 됩니다.
“Seize the day!”
② Before 캄보디아 해외 봉사활동
저희는 총 4차례에 걸친 사전교육 및 최종 발대식을 진행하였습니다. 처음에는 아무래도 조원들과 어색했지만, 아이들에게 양질의 교육을 제공하고 싶다는 마음가짐은 모두 같았기에 교육 프로그램을 구상하면서 빠르게 가까워질 수 있었습니다.
저는 제 전공을 살려 영어 기초 교육을 계획하였고, 학습자의 수준을 전반적으로 파악하기 위해 캄보디아 해외 봉사 경험이 있는 지도자 선생님께 여쭤보면서 수업 레벨을 조절하였습니다. 이외에도 저희는 한국 문화 교육(딱지 접기), 위생 교육(손 씻기), 미술 교육(색종이 모자이크 활동, 걱정 인형 만들기, 티셔츠 DIY), 체육 대회, 물총놀이 등 아이들의 흥미를 높일 수 있으면서, 동시에 유익한 수업을 만들기 위해 많은 노력을 쏟았습니다. 수업 준비 이외에도 거제에서 거주하고 계신 캄보디아 출신 강사님을 모셔서 크메르어 및 간단한 회화를 배워보는 시간을 가져보았고, 저는 수업 시간에 가르칠 머리, 어깨, 무릎, 발, 눈, 코, 입, 귀를 크메르어로 어떻게 발음하는지 여쭤보고 미리 익혀 갔습니다.
③ 캄보디아 해외 봉사활동 –ing
[1day, 8/17]
캄보디아 씨엠립으로 가기 위해 저희는 부산 김해에서 베트남 하노이를 거쳐, 씨엠립까지 경유 비행으로 가야만 했습니다. 코로나-19 이후, 씨엠립으로 가는 직항 비행기가 없어졌기 때문입니다. 첫 경유 비행이라 조금 힘들긴 했지만, 봉사단 친구들과 두런두런 이야기를 나누며 비행을 하다보니 시간이 금방 갔습니다. 특히나 캄보디아 비자 신청할 때 많은 시간이 소요될 줄 알았으나, 그들도 우리와 같은 사람이었습니다. 칼퇴를 위해 우리의 비자 신청을 빠르게 처리해주는 모습을 보면서 인류애를 느낄 수 있었습니다. 입국 심사를 마치고 공항을 빠져나가니, 캄보 프렌드측에서 공항까지 마중을 나와주셔서 아주 편하게 저녁 식사 장소인 “대박 식당”에 갈 수 있었습니다. 식당에 도착해서는 모르는 분께서 어느 교회냐고 여쭤보셔서 조금 당황했지만, 낯선 타국에서 첫 끼로 맛있는 한식을 먹으니 피로가 싹 풀리더군요. 저녁을 다 먹고, 숙소에 도착해서는 다음 날 있을 교육봉사를 위해 간단한 회의를 진행하고, 미리 준비물을 챙겨두었습니다.
[2day, 8/18]
건축 봉사 및 교육 봉사가 시작되는 첫날이었습니다. 오전에는 신혼부부를 위한 집을 짓는 건축 봉사를 진행하였습니다. 벌써 귀여운 아기가 있는 신혼부부였습니다. 낯을 많이 가리는 아이라 그런지 제가 인사를 할 때마다 울어서 아직도 미안한 마음을 가지고 있습니다 ㅠㅠ 미안해 아가야 :) 첫날은 바닥을 탄탄하게 다지기 위해 흙을 퍼 옮기고 나무 벽을 세우는 작업을 하였습니다. 날이 몹시 더웠지만, 누군가를 위해 어떤 일을 한다는 행위 자체가 정말 뜻깊고 보람차다는 생각이 들어 열심히 임했습니다. 물론 현지인 선생님들께서 저희에게 많은 도움을 주셨지만, 제게 주어진 몫은 해냈다는 뿌듯함은 선명하게 남아있습니다.
이후 봉사자 쉼터에서 점심을 먹고, 교육봉사를 위해 수업 준비를 마무리하고서 초등학교로 갔습니다. 버스가 초등학교로 들어서자 아이들이 기다렸다는 듯이 처음 보는 저희를 환하게 맞아주었습니다. 낯선 제게 호의적으로 다가와 주는 아이들을 보며, 감사함을 많이 느낀 하루였습니다. 제게 팔찌를 주며 사랑을 표현하는 아이들의 모습이 아직도 눈에 선합니다. “나도 누군가에게 대가 없는 사랑을 줘본 적이 있던가?” 스스로 되돌아보고, 사랑을 주는 또 하나의 방법을 아이들에게서 배웠습니다. 이날은 아이들에게 명찰 만들기 수업, 모자이크 미술 수업, 한국 문화 교육을 진행하였습니다. 언어는 통하지 않아도 body language와 눈빛만으로도 서로를 이해하는 데에는 충분했습니다. 물론 대부분의 수업을 my friend, Sophai가 도와주어서 정말 편하게 진행할 수 있었습니다. 그치만 아이들과 직접적으로(언어로) 소통할 수 없었다는 점이 아직까지도 많은 아쉬움이 남습니다. 캄보디아어를 배워야 할까 봐요. 저녁으로는 “Tropical Angkor Restaurant”이라는 현지 식당에서 캄보디아 로컬 음식을 먹었는데, 평소 즐겨 먹지 않는 생선 요리 빼고는 입맛에 잘 맞았습니다. 고수와 함께 조리된 요리들도 몇 가지 있었지만, 평소 고수를 잘 먹는 편이라 맛있게 싹싹 긁어먹었습니다. 그리고 현지 fruit market에 가서 망고스틴과 리치 닮은 과일을 한 아름 사 와서 다음날 있을 교육봉사 관련 회의를 진행하며 식당에서 먹었습니다.
P.S. 아 맞다! Thanks to 임선생님 :) 과일 정말 맛있었어요. 저희 조 망고스틴의 절반은 제가 다 먹었답니다 ^_^
[3day, 8/19]
오늘의 건축 봉사는 바로 망치질이었습니다. 전날 하던 바닥 작업은 현지인 선생님들께서 완벽하게 마무리해주셔서 빠르게 공사 일정을 진행할 수 있었습니다. 솔직히 저 망치질 많이 서툴렀습니다. 그래도 열심히 하려는 제 모습을 어여삐 여겨 주셨는지, 현지인 선생님께서 1/2정도 박고 나머지를 제게 맡겨주셨습니다. 그래서 수월하게 망치질 진행할 수 있었습니다. 다시 한번 이 자리를 빌려 감사하다는 말씀 전하고 싶습니다. 어꾼 쯔란 ~~
이후 마찬가지로 봉사자 쉼터에서 점심을 먹고 교육봉사 수업 준비를 한 뒤, 쉬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특히 이날은 2반 합동 체육 대회를 하는 날이라, 메모장에 써둔 타임라인을 재확인하며 만반의 준비를 했습니다. 사전 모임 때부터 빈틈없이 준비해와서 그런가, 아이들이 행복하게 웃으며 즐겨주는 모습에 “뿌듯하다”라는 말로는 형용하기 부족한 기분을 느꼈습니다. 물론 중간에 줄다리기할 때, 줄이 끊어지는 이슈가 있긴 했지만, 발 빠르게 대처해서 무사히 잘 마칠 수 있었습니다. 저희는 이날 저녁, 숙소에서 바비큐 풀 파티를 즐겼습니다. 비도 오고 낙뢰도 떨어졌지만, 더욱 운치있는 분위기 속에서 수영도 하며 저녁 식사를 했습니다.
P.S. 맥주가 부족한 걸 눈치채시고, Cambodia beer를 더 구해주신 현지인 보스 선생님 감사했습니다:)
[4day, 8/20]
캄보디아 문화 체험의 날로써, 앙코르 와트를 비롯한 사원 3곳을 방문했습니다. 사원에 가는 동안, 한국말이 유창하시고 유쾌한 현지인 가이드 선생님 덕분에 캄보디아 역사를 흥미롭게 학습할 수 있었습니다. 날씨가 무덥고 흐리긴 했지만, 사원의 웅장한 자태에 왜 전 세계 많은 사람들이 캄보디아를 사랑하는지 알 수 있었습니다. 저녁으로는 “Morakot Angkor Restaurant”에서 압살라 전통 공연과 함께 뷔페를 즐긴 후, “Pub Street”에 방문했는데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아주 신났습니다. 다시 가고 싶군요. 숙소 돌아올 때는 툭툭을 타고 복귀했습니다. 이건 사담이긴 한데 제가 탄 툭툭이 제일 마지막으로 출발했지만, 기사님(best driver)께서 다른 툭툭들을 추월하며 2등으로 도착해주셨답니다. 히히
[5day, 8/21]
다시 저희의 본분인 봉사를 하기 위해 여정을 떠나, 남은 망치질과 시멘트 작업을 진행하였습니다. 50kg이나 나가는 시멘트 가루를 봉사단 친구들과 옮기고, 시멘트 반죽을 만들기 위해 물을 길어오고, 미장을 하다보니 시간이 순식간에 지나갔습니다. 여기서 잠깐, 봉사자 쉼터에서 점심을 먹고 쉬려고 할 때 사건은 발생했습니다. 건축 봉사를 너무 열심히 한 나머지, 전날 나이트 마켓에서 3달러 주고 산 코끼리 바지가 찢어진 것이었습니다. 저는 너무 당황했지만, 아무도 보지 못했다는 사실에 안도하며 여벌 옷이 있는 사람을 물색했습니다. 다행히 지도 선생님께서 여벌 바지를 빌려주셨고, 친구들이 인간 간이 탈의실이 되어주어서 무사히 갈아입었답니다~ 푸핫~
그러고는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영어 기초수업을 준비했고 성황리에 교육봉사를 마칠 수 있었습니다. 아이들이 큰소리로 노래를 따라 부르고 미리 준비해간 유인물을 활용한 수업을 잘 따라오는 모습을 보며, 이곳에 더 머무르며 다른 영어 기초수업들도 진행하고 싶다는 마음이 굴뚝같았답니다. 마지막 교시는 2반 합동 물총놀이를 했는데, 봉사단 모두가 물에 젖은 생쥐마냥 쫄딱 다 젖어서 숙소에 돌아갔답니다. 그래도 함박웃음을 지으며 물총을 쏘아 대는 아이들의 모습을 보고 있자 하니, 무의식적으로 미소가 지어지더군요. 행복한 순간이었습니다.
[6day&7day, 8/22-8/23]
캄보디아에서의 마지막 날, 짧았던 건축 봉사와 교육 봉사가 마무리되었습니다. 구석구석 페인트칠을 하고, 현판을 달고, 마침내 신혼부부에게 집을 기증하였습니다. 새로운 집에서 윤택하게 삶을 꾸려나갈 그들의 앞날에 행복이 가득하길 다시 한번 기원합니다. 교육봉사를 진행했던 Kulen Thmei 초등학교에서는 정들었던 아이들과의 짧은 추억을 정리하는 시간을 가지고, 바자회를 열었습니다. 함께 찍었던 단체 사진과 간식 꾸러미를 나눠주고, 포옹하며 인사하다 보니 아이들과의 이별이 실감 나서 울컥했지만 가까스로 눈물 참기에는 성공했습니다. 그래도 남는 건 사진뿐이라는 말에 아이들과 더 많이 사진 찍으려 했던 것 같아요. 보고 싶어 얘들아 ㅠㅠ 마지막 여담: 숙소로 돌아가는 버스 안에서 코코넛 얘기가 나와서 임선생님한테 왜 우리만 안 주냐고 서운하다고 막 장난쳤는데, 호텔 도착하니 코코넛이 짜잔 하고 준비되어 있었답니다. 히히 잘 먹었습니다, 감사해요 :) 짧은 재정비를 마치고 호텔을 떠나 씨엠립 공항에서 부산까지 다시 한번 경유 여정을 떠났습니다.
④ After 캄보디아 해외 봉사활동
저는 이번 캄보디아 해외 봉사 활동을 오면서 크게 2가지의 목표를 설정하고 왔습니다.
첫째, 캄보디아 해외 봉사를 통해 새로운 경험과 도전을 원했습니다. 저는 이곳에서 새로운 사람들과의 만남과 소통을 통해 세계를 더욱 넓게 바라볼 수 있게 되었고, 다양한 문제 상황에 대처하고 다른 이들과 협력하는 능력을 향상할 수 있었습니다.
둘째, 캄보디아 해외 봉사를 통해 이타적인 행동의 빈도를 높이고자 했습니다. 캄보디아의 사회‧경제적 어려움을 직접 목격하고 개입하여 해결하는 경험은 제게 큰 보람과 성취감을 안겨주었습니다. 또한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을 지원하고, 그들과 함께 성장하는 경험은 긍정적인 인간관계 형성과 사회적 책임감을 키우는 발판이 되어주었습니다.
원래는 이렇게까지 길게 봉사 후기를 쓸 생각은 없었는데, 캄보프렌드 덕분에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은 5박 7일 동안 많은 것들을 보고 느낄 수 있었기에 그날 그날 일정에 대해 세세히 기록한 장문이 탄생하지 않았나 싶습니다. 제게 또 기회가 생긴다면, 꼭 다시 캄보디아로 봉사하러 오고 싶어요! 끝으로 물심양면으로 많은 도움 주신 임선생님, 대표님, 호텔 현지인 스텝 선생님들, 그리고 Sophai & Rathana에게 진심으로 감사하다는 말씀 전합니다 :)